[조선일보] “나라에선 아빠도 아이 키우라는데, 회사는 째려보네요”


미미하긴 하지만 남성 육아 휴직자 자체는 점차 증가하는 중. 지난 2011년 1402명에서 지난해 1만명으로 훌쩍 늘었다.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 ‘아빠 육아 공부’ ‘기적의 아빠 육아’ ‘아빠 퇴사하고 육아해요’ 등 ‘아빠 육아’를 다룬 책도 쏟아진다. 청신호다. 그런데 왜 ‘아빠 육아’를 다룬 글에서는 ‘부정적 감정’이 늘어나고 있을까.

첫째, 남성이 갑자기 양육 책임을 안게 되면서 ‘반발심’이 생겼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미화 육아정책연구소 기획조정본부장은 “남성을 상대로 일·가정 양립 요구가 빗발치자, 아빠 육아에 대해 생각도 준비도 안 된 이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윤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남성 근로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것이 우리 현실이고 칼퇴근도 어려운 상황에서 ‘아빠 육아’를 강조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국가는 아이를 낳아 키우라는데 기업은 (아이를) 낳지 말라고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둘째, 남성이 행복감뿐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혜영 숙명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육아는 고통과 보람 등 다양한 감정을 불러오는 일인데, 아빠들이 직접 겪으며 이걸 이해해가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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