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복직 후 다른 지역·부서로 발령이 부당해요


질문

육아휴직 1년 사용 후 복직한 직장맘입니다. 복직 2개월 전부터 회사에서 사직을 권유하였고, 사직 의사가 없다고 하자 복직일 전날 인사발령을 받았습니다. 발령받은 곳은 출퇴근 왕복 4시간이 걸리며, 임금은 이전과 동일하지만 부서는 사무직에서 생산직으로 완전히 다릅니다. 회사의 부당한 인사발령에 대응할 방법이 없을까요?

 

답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평등법’) 19조 제4항은 육아휴직 종료 후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고 규정하며, 위반 시 사업주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 집니다. 따라서 육아휴직 종료 후 휴직 전과 다른 직무에 복직하거나 임금 수준이 낮은 직무에 복직하였다면 사업장 관할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복직 후 다른 직무를 부여받았더라도 전후 임금 수준이 동일하다면 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 위반으로 판단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동법 제19조 제3항에서 규정하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으니 육아휴직과 전직 명령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는 방법 외에 노동위원회에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판례는 전직 명령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만약 전직 명령이 정당한 이유 없이 내려진 것이라면 당해 전직 명령은 사용자의 인사권을 벗어난 것으로 무효입니다.

 

예를 들면, 팀장으로 근무하다 육아휴직 후 복귀한 노동자에 대하여 휴직 전 담당했던 업무에서 배제한 뒤 주로 신입사원들이 담당하는 업무를 부여한 것은 부당한 인사발령에 해당합니다. 전직 명령이 불가피한지, 육아휴직 전후 직종이 상이한지, 육아휴직자의 경력·직급 등을 기준으로 육아휴직 전후의 업무가 동일·유사한지, 육아휴직 전후 임금이 동일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업무상 필요성이 없이 육아휴직에서 복직한 노동자를 업무에서 배제할 의도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었다면 이는 부당한 전직 명령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사례자의 경우 비록 육아휴직 전후 임금 수준은 동일하지만, 출퇴근 거리가 4시간 이상 소요되는 점, 사무직과 생산직은 전혀 다른 직종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해 전직 명령은 회사의 업무상 필요성보다는 근로자의 불이익이 더 크다고 보여집니다. 따라서 부당전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관련 법령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19(육아휴직) ③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 육아휴직 기간에는 그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 다만,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④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 또한 제2항의 육아휴직 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한다.

37(벌칙) ④ 사업주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한 경우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9조제1항ㆍ제4항을 위반하여 근로자의 육아휴직 신청을 받고 육아휴직을 허용하지 아니하거나, 육아휴직을 마친 후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키지 아니한 경우

 

근로기준법

23(해고 등의 제한)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관련 판례

팀장으로 근무하다 육아휴직 후 복귀한 근로자에 대하여 휴직 전 담당했던 업무에서 배제시킨 뒤 주로 신입사원들이 담당하는 업무를 부여한 것은 부당한 인사발령에 해당한다

사건번호 : 서울행법 2017구합74337, 선고일자 : 2018-08-31

 

【요 지】 1.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1. 육아휴직 전 광고 팀장으로 근무하던 원고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하자, 참가인은 원고를 광고팀장으로 재보임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일주일가량 원고에게 아무런 보직도 부여하지 아니하였고, 원고가 결국 광고팀원으로 부임하게 되자 주로 신입사원들이 담당하는 업무를 부여하였는바, 원고가 육아휴직 전 업무에 비해 그 업무 수준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 사건 육아휴직 복귀 후 업무를 부여받게 된 경위에, 참가인이 광고팀 책상이 아닌 홍보전략실 책상으로 원고의 사무실 좌석을 배치한 점, 참가인 사옥을 이전한 이후에도 동일하게 사무실 좌석을 배치한 점, 원고가 광고팀 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결국 참가인은 정당한 이유 없이 육아휴직에서 복귀한 원고를 광고팀 업무에서 배제할 의도를 가지고 인사상 불이익을 주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정당한 이유 없는 부당한 인사발령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