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해외 입양 보내며 출산율 걱정? 자가당착이다”


한국의 해외입양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평가하느냐고 물으셨는데, 담론의 문제가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고 생각한다. 해외입양은 한 국가공동체의 아동양육체계라고 하는 제도적 층위에서 보면 말단 지엽이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폐기를 그 지향점으로 삼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해외입양은 한 국가가 그 국가 내부의 아동양육체계 수립에 있어서 필수적 체계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자국의 경내에 출생한 아동에 대한 양육체계를 수립함에 있어서 해외입양의 불가피성이 하나의 상수처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이 자체가 혁파되어야만 할 문제였다고 할 수 있다.

해외입양을 통해서라도 아동에게 가정을 찾아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관념이 이 땅의 아동양육체계 수립을 논의하는 장에서 오랫동안 주도적인 관념 권력의 하나로 작동해온 것이다. 해외입양이든 국내입양이든 입양은 결국 친생가족과의 결별에 내몰린 아동에 대한 양육체계의 한 지엽에 불과하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친생가족 간의 결별은 비자발적인 혹은 사회적으로 강제된 결별일 가능성이 높고, 결별하는 양쪽 당사자들에게 일생을 바꾸는 트라우마를 남기는 일이다. ‘인류애 깃든 입양’이라는 담론은 가족 결별의 아픔을 예방하고 친생가족양육 우선의 원칙을 제도적 층위에서 실현해가야 할 국가의 책무를 인식하는 일에 맹목이 되게 하는, 일종의 교란적 기능의 하나로 작동했다. 이런 관념의 정체를 드러내는 일이 정말 어려운 일 중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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