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인데 회사가 분사하면서 신설회사에서 일하랍니다. 꼭 신설회사에 가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나요?
- 문의내용
출산 예정인 근로자입니다. 현재 근무하는 부서가 분사해서 새 회사가 설립된다고 합니다. 회사는 분사계획에 대해 직원들에게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는 저한테 신설회사에 가면 월급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며 출산휴가와 육아휴직도 사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현재 회사에는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합니다. 저는 현재 회사에 남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싶은데, 대표 말대로 꼭 현재 회사를 사직하고 신설회사에 입사해야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나요?
- 답변
사안에서 회사가 분할하면 해당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관련 사업부문 근로관계가 신설회사로 자동으로 넘어가는 것인지 문제됩니다.
결론은 분할에 따라 신설회사로 근로관계가 승계되는 것이 근로자에게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적 정당성이 없어 효력이 없는 상황이므로, 해당 근로자는 승계 거부를 하시면 기존 회사에 잔류하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기존 회사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신청해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사가 출산휴가를 거부한다면 노동청에 진정을 해서 시정 지시를 받아 출산휴가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사가 사직을 강요하거나 해고를 한다면 기존 회사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노동위원회에 해서 해고를 무효로 하고 원직에 복귀하실 수 있습니다.
관련된 대법원 판단은 이렇습니다. 회사 분할에 따라 기존 회사의 근로관계가 신설 회사로 승계되려면, 회사에서 근로자들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근로관계 승계가 허용됩니다. 즉 회사가 분할되면서 일부 사업 부문이 신설회사에 승계되는 경우 회사에서 미리 근로자들에게 회사가 분할되는 배경, 분할 목적 및 시기, 승계되는 근로관계의 범위와 내용, 신설회사의 개요 및 업무 내용 등을 설명하고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쳤다면, 신설회사로 승계되는 사업 부문 근로관계는 해당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경우라도 신설회사로 승계됩니다. 그렇지 않고 해고를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자 보호법령을 회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회사가 분할에 따른 근로관계 승계를 이용하는 경우라면 그 승계 효력은 부정됩니다. 그런 경우엔 해당 근로자는 신설회사로 근로관계가 승계된다는 통지를 받은 때나 이를 알게 된 때부터 상당 기간에 반대 의사를 표시해서 근로관계 승계를 거부하고 기존 회사에 잔류할 수 있습니다(대법 2013.12.12., 2011두4282).
문의하신 사항은 분사될 부서 소속 근로자들에게 회사에서 분할의 배경, 목적과 시기, 신설회사의 업무 내용 등 분사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개별 근로자들에게 사직서를 강요하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는 신설회사로 근로관계가 승계되는 것에 대해 근로자들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않았으므로 그러한 승계는 효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해당 근로자가 신설회사에 승계되는 것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서 기존 회사에 잔류하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거부 의사 표시는 이메일이나 문서 등으로 기록이 남도록 하고 면담이나 전화 통화 내용은 녹음을 해서 향후 법적 구제 절차에 대비해야 합니다.
근로자가 거부 의사표시를 했는데도 기존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사직 처리를 하는 식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면 이는 해고에 해당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사업장 소재지 관할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해서 해고 무효 판정을 받아 원직에 복귀하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동위원회 구제절차에 대비해서 앞서 말씀드린 거부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 이메일이나 문서 등 기록으로 남기고 회사 관계자와 면담이나 통화 시 녹취를 해서 증거를 확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 참고
만약 회사에서 분할계획에 대개 근로자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고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쳤다면 해당 근로자들이 승계 거부를 해도 신설회사로 근로관계가 승계됩니다. 해당 사업부문 근로자들은 그대로 신설회사에 소속되어 근무하게 됩니다. 따라서 해당 근로자가 육아휴직 신청할 때나 퇴직금 계산에 필요한 계속근무기간을 계산할 때에는, 기존회사에서 근무한 근로기간까지 통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