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차원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하나는 육아 휴직을 하는 동안 포기해야 하는 소득에 대한 부분 때문이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이 발간한 ‘남성 육아휴직 제도의 국가 간 비교 및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의 남성 육아휴직 기간 내 소득대체율은 32%로, OECD 회원국 평균인 6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육아 휴직이 주는 긍정적 효과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소득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단순히 법적으로 보장되는 기간이 긴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사회적 롤모델이 필요하다
육아 휴직 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사회적 분위기로 만들 수 있는 롤모델이 필요하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2015년과 2017년 두 딸이 태어날 때 각각 2개월간의 육아휴직을 선언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일 그가 무려 두 달이나 자리를 비운 것은 분명 큰 결심이었을 것이다. 물론 사내 규정에 따른 것이었지만, CEO의 그런 행보는 사원들에게 충분한 모범이 되었을 것임이 분명했다.
무엇보다 아빠 자신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아빠 육아의 중요성에 관한 아빠 자신의 인식 변화이다. 육아 휴직 제도가 아무리 혁신적으로 보완되더라도 정작 아빠가 그것을 사용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아빠의 육아 휴직 보너스가 늘어난다는 소식에도 엄마들의 반응이 시큰둥한 이유는 바로 아빠의 속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