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각국의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을 비교한 그래프를 보면 1980년 40%중반이던 한국의 여성고용률은 2012년 60%선에 올라섰다. 같은 기간 출산율은 2.7명 정도에서 1.3명 정도로 급감했다. 여성고용률이 높아지면서 출산율이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유럽 선진국은 여성고용률이 70~80%에 달하면서도 출산율 1.8~2명 수준을 유지한다. 이들 나라들도 한국처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면서 출산율이 감소하는 현상을 겪었지만 점점 고용률과 출산율이 함께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우리나라가 유럽 선진국처럼 되려면 육아휴직제도부터 크게 손봐야한다.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가 필요하다. 덮어놓고 강제할 수 없지만 기업이 ‘남성 직원도 반드시 육아휴직을 써야 한다’는 식으로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2017년부터 남자도 최소 한 달 이상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쓰도록 했다. 첫 달은 임금도 기존과 똑같이 주니 1년 새 1000명이 넘는 직원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중도 45%에 달한다. 아울러 ‘양육은 엄마의 몫’, ‘아빠가 애를 어떻게 키우나’와 같은 인식개선도 필요하다. 남성의 육아휴직이 선택이지 ‘용기 있는 선택’이 되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