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의 저출산 대책은 모두 실패했다. 저출산 대응이라는 말도 쓰지 않겠다. 서울시는 더 이상 저출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청년의 사랑에 투자하는 서울 프로젝트’ 기자설명회에서 한 말이다. 서울시는 이날 “청년의 사랑에 투자하겠다”며 향후 5년 간 2조4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골자는 두가지다.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층에게 주거비 부담과 보육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아이를 키우며 ‘독박육아’라는 말을 달고 사는 기자에게 매우 와 닿는 이야기이다. 그 동안의 저출산 대책과는 달리 포괄적이고 종합적이라는 느낌 마저 든다.
서울시는 각종 조사결과를 분석해 이번 대책을 내놓게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5~40세 서울여성의 37%가 비혼(非婚)이다. 또 자녀 양육의 75%를 여성이 책임지고 있으며, 일 평균 가사시간이 남성은 19분인데 비해 여성은 무려 140분에 달한다는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조사결과도 있다. 출산계획이 없는 사유에 대한 여성가족부 조사에서는 20대의 52.1%와 30대의 37.3%가 각각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우리나라 국민의 희망 자녀수는 2.26명이지만, 서울의 합계 출산율은 0.94명에 불과한 이유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