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1주년을 맞은 가운데 33년간 여성학자 길을 걸어온 박혜란 ㈔여성문화네트워크 대표는 안타까운 듯 말을 이어갔다. “여성에게 일과 육아를 완벽히 해야 한다는 슈퍼우먼 환상이 있듯, 여성들도 남성들에게 슈퍼맨을 요구한다”는 그는 이런 시각이 여혐을 발생하게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결혼은 꿈, 육아는 전설이 돼버린 헬조선’의 현실에 대해 “남보란 듯이 애를 키우고 싶다는 것은 다 허상”이라며 ‘아이에 올인하지 말고 자기만의 삶에 충실하게 살기’를 주문했다. 문재인 정부에는 여성의 문제를 국가 차원이 아닌 여성 삶의 질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접근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출산율 저하는 국가생산성 저하라는 국가 관점이 아닌 ‘진짜’ 여성의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도록 진정성을 갖고 정책을 추진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