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감사합니다. 내용의 정리가 되지 못해 답변에 어려우신 점 십분 이해합니다. 저도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야 할지 난감하네요. 많은 부분이 혼란스러워서요.
저는 회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행사라고 여겨지는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 2회 운영했고요. 입사 전부터 관련되어 있던 행사라서 참여로만 따지면 경험이 많은 편입니다. (관련업계 경력은 5~6년 되거든요)
조금 거슬러 올라가서, 제가 입사할 당시 조직의 대표가 임명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이미 기존의 직원들과 마찰이 많았었습니다. 이러저러한 상황 끝에 제가 속한 국제사업부 부장 및 주요 팀장, 과장급 4분, 총 5분이 사퇴하시는 결과가 있었지요. 제가 4월 초 입사인데 5월 초에 퇴사하셨거든요. 그때부터 제가 속한 팀에는 팀장님도, 부장님도 안계셨습니다. 중간에 부장 역할을 맡아주신 분이 계시기는 하나, 전혀 제대로 된 역할이 아니었기에, 근 2년간 사원 세명이 사업을 진행해왔다고 봐야 합니다. 그 속에서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게 된 것도 있지만, 별다른 보상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업무 부여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들어 지난 11월부터 사업에 대한 전체적인 기획을 제가 맡고 있습니다. 즉, 다가올 한 해의 전체 그림을 그리고, 예산을 짜게 된 것이지요. 다소, 건방질 수도 있고, 위험한 도박 같기도 하지만, 제 생각 밑바탕에는 제가 빠지면 일의 진행에 어려움이 클 것이다…라는 계산이 깔려있기도 합니다. 힘의 우위라기 보다…
이런 전반적인 상황에서 순차적으로 나열을 드리자면,
12월 말 어느 금요일, 조직 차원에서 공채 채용에 대해 전직원 대상 설명회가 있었습니다. 뜬금없는 설명회였고, 설명회에서는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이러저러한 형식의 공채 채용이 있을 예정이다, 공지를 다음주 월요일에 내겠다…고요. 당연히 계약직 절반 이상인 직원들은 그날 1시간으로 예정되었던 설명회를 4시간에 걸쳐 불합리하다고 토로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다음주 곧바로 설명회에서 제기되었던 불합리성과 개선 요구 사항을 정리하여 사측에 전달하였으나, 반영된 것은 없었고요.
2014년 1월 어느 날 대표자의 해명(?)을 겸한 담화 시간이 있었지만, 역시나 반영된 사항은 없었고 회사가 설마 여러분을 해고하겠냐, 믿어달라. 수준이었어요.
그리고는 1월 28일자로 공채 안내글이 발표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제적 보상이 클 수 없는 업군인지라, 인간적인 유대관계 차원에서라도 조직에서 여러분은 필요한 사람이다. 그 동안 같이 해 왔고, 앞으로도(특히 올해) 같이 가야할 필요한 일꾼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번에 꼭 공채에 응시해 달라…라는 말 정도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조직 내에서는 동료간의 인정과 경쟁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조직적인 인정과 독려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류 마감일이던 2월 12일까지 그 어떤 선후배 간의 독려와 대화도 없었습니다. 꼭 그것만이 아니더라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또 다른 종류의 해고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한편으로는 아마도, 조직에서 필요한 사람들 위주로 될 것이다…라는 생각도 들었지요.
사실, 저는 내면 될거라는 생각 했습니다. 감정적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보란 말 한 마디 없는 조직이 좀 야속한 면이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내가 되면, 누군가는 떨어진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동료간의 경쟁이 되니까요. 많은 고민 끝에 결국 응시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로 인해 추후에 선택할 결정은 당사자가 감수해야 한다는 점도 계산에 있었고, 조직이 나에게 제시할 수 있는 조건이 어떤 것이 될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서류 마감 다음날, 간부급에서 따로 말씀하시더군요. 왜 내지 않았냐. 어떻든 냈어야 했다. 우린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넌 될테니 꼭 내라와 같은 것은 말해줄 수 없어서 미리 써라 마라 할 수 없었다. 이 정도의 대화였네요. 조금 황당했습니다. 그래서 위에 말씀드린 것과 같이 이유를 말씀드렸고요.
그 이후에 서류심사, 면접심사 등을 거쳐 3월 3일에 최종 채용 결과가 공지되었네요. 전해 듣기로는 제 계약 만료 후 대체할 사람이 뽑힌 것 같지는 않습니다.
2~3일 전에 간부급 한 분이 따로 불러 말씀하시기를 (지난 번에 제가 미리 어떤 언질도 없었던 것을 이의로 제기해서 그런지) 미리 상황이라도 알려줘야 할 것 같다 하시며 말씀하시기를 제 계약이 만료되면, 다음 공채 시기까지 공백이 있기 때문에 아마도 단기 용역으로 채용될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리고는 공채에 응해달라는 것이지요.
저도 이렇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놀랍거나 하지는 않은데요. 이 절차가 맞는 것인가요? 이 절차에는 부당함이 없는지 궁금한 것이고요. 일단, 주어진 상황 내에서는 저 역시도 여전히 (똥배짱부리는 혹은 진상의) 약자 입장이기 때문에… 단기 용역으로 채용 될 때에 사측에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 지 궁금한 거에요. 분명 정규직도, 계약직도 아니기 때문에 원래 받던 임금보다 더 요구해야 하는 것인지, 나의 권리를 어느 정도 보장받기 위해서 제가 미리 알고 있어야 할 장치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사측이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배려하고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그러나 그 배려라는 것이 계약이나 실체가 없는 것이기에 언제 어떻게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저도 그렇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다른 3~4명의 공채 탈락자 분들(계약 만료 시점이 저랑 동일합니다)도 방법이 있다면 저랑 같이 행동을 해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좀 더 질문이 분명해 졌는지 모르겠네요. 이번주 월요일부터 이번 공채 채용되신 분들이 출근을 하세요. 그래서 금주 중에 사측에서 면담 시간을 가질 것 같은데, 그 전에 노무사님 말씀 듣고 참고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