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담 기회가 있는 것이 감사하고 반갑네요.
안녕하세요. 현재 3살 아기를 키우며 일을 하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남편의 직장이 멀리 있기 때문에 보통 보름에 한번씩 만나고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 모두 멀리 계시거나 연로하셔서 저 혼자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기가 3살이다보니 아직은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닌데 집에만 있으려니 너무나 우울해서 일을 시작하였고, 시작한지 두달정도 되었습니다.
정말 이혼가정이나 싱글맘처럼 아기를 키우다보니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전공을 살려 직장을 구하고 싶은데 지금은 집이 가깝고 단순업무를 하는(업무가 힘들지 않고 개인적인 시간활용이 용이한) 직장을 그것도 어렵게 구했네요.
아이가 아프고 밤에 종종 깨서 울고 할때면 꼭 분리에 대한 불안으로 그런건가 싶기도하고…
만화프로그램에 집착하는 아이를 보면 아빠도 할머니도 없으니 저렇게 미디어를 좋아하는가.. 싶기도 하고…(가끔 지인분이나 친지가 놀러오면 아예 만화볼 생각을 안하거든요)
일을 하고 싶고, 또 인정도 받고 관리자의 위치까지 올라가고도 싶습니다.
정말 아니할 말로 '이혼'해서 아이는 아빠한테 맡기고 저 혼자 독립해서 살면 어떨까? 결혼하지 말고 살걸. 혹은 아이를 낳지 않고 부부만 산다는 지인을 보면서 부럽다 생각도 많이 듭니다. 그러면서 아이한테 정말 미안해요.
정신과에 상담하러 간 적이 있는데 의사선생님께서 "육아엔 끝이 있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물론 끝이 있겠지만… 지금 하루하루가 참 힘드네요..
아빠가 7시에 퇴근해서 9시까지만 같이 있어줬으면 더할 나위 없겠는데…
아무리 직업이 그렇다해도 같이 살 궁리를 하지 않는 남편이 밉습니다.
나중에 아이가 커서 같이 사는건 별로 소용없어요.
밤에 울면서 깰때도 힘들고, 밥을 안먹으려고 하면서 아이가 약하고 작은 것도 힘들고, 먹는양이 적어서 변비가 있는 것도 걱정걱정, 텔레비를 너무 좋아해서 뽀로로 3번보자고 몇번을 약속해도 다보면 또 보겠다고 울면서 엄마를 때리는 것도 힘들고, 반복되는 메뉴 걱정에, 반복되는 가사일에, 키즈까페 한번 마음대로 데리고 나가지 못하는 상황(아이가 잘 아파서)도 힘들고, 밤엔 너무 지쳐서 그 흔한 드라마 한편 못보고 잠자는 것도 슬프고..
심리적으로 무기력해지고 체력적으로 소진이 쉽게 됩니다. 보약을 먹기도 했지만…
아이때문에 맘놓고 씻지도, 운동하러 가지도 못하고 완전히 메어살아야 하는 상황이 감옥같네요.
정신과 상담을 해봤지만… 뭐 남자선생님이라서 그런가 육아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시기는 다소 한계가 있을 것 같아요.
두서없이 글을 올렸네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