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워라밸’ 제도 썼더니 연차 감소? 워킹맘은 고민입니다
# 최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하려던 직장맘 A 씨는 고민에 빠졌다. 바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하면 연차휴가가 감소된다는 점을 알았기 때문이다. 단축 근로시간만큼 급여도 차감되는데 연차휴가까지 감소된다니, A 씨는 연차에 지장을 받지 않는 육아휴직에 비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현행법상 연차휴가는 근로시간에 비례해 부여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육아휴직을 장려하기 위해 육아휴직은 출근으로 간주해 정상적인 연차휴가를 부여한다. 반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 단축된 근로시간만큼 근로시간에 비례해 연차휴가 일수가 감소하게 된다.
예를 들면, 하루 8시간 통상근무자를 기준으로 주 40시간 근무자는 15일 연차가 발생한다. 하지만 하루 2시간 단축 근무로 주 30시간씩 1년간 일하게 되면 연차는 11.25일, 소수점 이하 올림 권고에 따라 12일로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일·가정 양립 지원이라는 같은 목적의 제도이지만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간 ‘형평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A 씨는 이에 대해 지난 4월과 10월 국민신문고에도 문의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답변은 한마디로 ‘노(NO)’. “2018.5.29 이후 개시한 ‘육아휴직’에 대해 ‘출근’으로 간주하는 규정(근로기준법 제60조 제6항 제3호)은 육아휴직 기간임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이유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직접 유추해석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직장맘들은 아이가 갑작스럽게 아프거나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을 때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목적이 근로자가 경력 단절 없이 자녀를 양육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연차휴가 차감은 제도의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시 연차 삭감… “제도 목적과 안 맞아”
이에 대해 담당 부처와 관계 기관, 그리고 당사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박공식 이팝노동법률사무소 공인노무사는 지난 8일 베이비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이 법의 취지부터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노무사는 “그간 출산휴가는 출근으로 간주했지만 육아휴직은 출근으로 간주되지 않았기 때문에 ‘육아휴직 후 복귀하니 연차휴가가 없더라’는 민원에서 출발해 지난해 5월 29일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육아휴직도 출근으로 간주하고 연차휴가를 100% 보장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노무사는 “당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에 대해선 논의가 없었고 이용 비율이 낮으니까 논쟁이 될 여지가 없었던 것”이라면서, “현행법상으로는 연차휴가 지침에 따라 통상근무 시간에 비례해 부여하는 게 맞으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이용자가 육아휴직 이용자에 비해) 피해를 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 적극적인 의견도 있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지난 10일 베이비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대부분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도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그런데 연차휴가까지 차감하는 건 본래 일·가정 양립을 위한 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활동가는 “육아휴직 제도와 근로시간 단축 근무 제도는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 못 쓰는 ‘그림의 떡’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육아휴직 1년 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도 1년이 가능하게 됐지만 제도가 생겨도 못 쓰기 때문에 공무원용 제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 “법 개정 미비점… 제도 활성화 국회가 적극 노력해야”
김지희 서울시 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장 역시 “법 개정의 미비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 11일 베이비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 시) 연차휴가가 줄어드는 것은 법 취지에 맞지 않아 국회에 법 개정을 요청했으나 현재 계류 중”이라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국회는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기사원문보기 (https://www.ibabynews.com)